mbti는 누군가를 적극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도구중 하나다.
그 누군가는 나 자신이 될 수도 있고, 가족이나 친구 혹은 남몰래 좋아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도구를 단순히 ‘분류의 틀’로써만 사용하는 것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다.
바로, 타인을 적극적으로 오해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우리는, 특정 순간의 피상적인 인상에 의존하여 그 사람의 MBTI를 추론한다.
그리고는, 그 유형이 지닌 전형적인 인물상을 상대방에게 덮어씌우곤 한다.
이에,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1. 개성말살
:타인을 특정 인물상에 우겨넣음으로써, 그 사람이 지닌 고유한 개성을 지워버린다.
“야 너 ENTP구나? 그럼… ~하겠네? 맞지 맞지?“
2. 맥락무시
:특정 행동에만 집중한 나머지, 그 행동 뒤에 숨겨진 개인의 사고과정과 원리를 외면한다.
“INTJ는 ~한다고 하던데… 너는 아니네? 왜 그런거지… 이상하네 ㅋㅋ“
3. 편견심화
: 충분한 이해 없는 분류는, 특정 유형에 대한 호불호와 우열을 나누는 잘못된 잣대로 기능한다.
“아… 역시 맘에 안든다 했더니.. 그 MBTI네..?“
4. 양향(Ambiversion) 무시
:만약 특성이 반반일 경우, 그 사람의 행동을 설명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진다.
“나는 S랑 N이 반반이라서.. ㅋㅋㅋ 전형적인 ISFJ랑은 다르더라고!“
이러한 문제들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은 MBTI에 비판적인 시간을 가지고 있다.
나도 이에 공감한다.
하지만, 여기서 나는 MBTI를 적극 변호해보려고 한다.
당신이 가지는 비판은, 오해로부터 나온 생각일 수도 있으며.
우리는 MBTI를 통해서 그 사람만이 가진 고유함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이다.
MBTI가 인기를 끄는 이유이자, MBTI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한 것은, 단순히 4가지 특성의 조합만으로 16개의 유형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익히기에 상당히 쉬우며, 성별, 혈액형, 별자리, 체질, 사주..와 같은 분류체계보다도 훨씬 효과적이다.(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는다.)
이렇게 MBTI는 유용성/난이도라는 측면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인다. 그렇기에 널리 퍼질 수 있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한다는 점 자체로부터, MBTI는 더욱더 효과적인 기능을 수행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러한 단순함은, MBTI의 원류가 되는 칼융의 유형역동 이론이 거세된 결과다. 그로 인해 인간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본질적인 가능성마저 함께 희석되었다. 현재 우리가 전형적으로 사용하는 MBTI 심리검사는 오로지 사람을 분류하는데에만 그 에너지를 쏟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금의 사태를 바라보는 나의 마음은 복잡하다.
사람들이 MBTI의 얕은면, 단순한면만 바라보고 비판할때도 마음이 좋진 않다.
또한 MBTI를 맹신하며, 특정 사람을 단순히 하나의 인물상안에 가두고 재단하는 사람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러한 단순하고 얕은면 덕분에 MBTI는 유명해졌고, 이러한 유명세덕에 MBTI가 내게 다가왔다. 그 과정에서 유형역동과, 더 나아가 분석심리학에서 사용하는 여러 사고의 틀을 학습할 수 있었다.
만약 우리가 유형역동이라는 도구를 잘 사용할 수 있다면,
저마다가 가지는 고유한 사고방식과, 행동원리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제서야 우리는 mbti를 통해 인간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특별할 수 있고, 각자의 양상에서 개성과 잠재력을 지닌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그 반대 급부로, 인간은 자신이 탁월한 바로 그 이유에 의해서 악마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요컨대 말이지, 인간 내면에는 언제나 극단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특정 사람에 대해 함부로 판단 내릴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된다.
한 사람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알게 되었을때, 비로소 우리는 그 사람을 열린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복잡하다. 내면에 저마다의 소우주를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어떠한 틀을 사용하던지, 한사람의 인간 그 자체를 완벽하게 나타낼 수는 없다.
하지만 내 생각에 MBTI가 특별한 점이 있다면,
이러한 복잡성을 다룰 수 있는 마음의 ‘언어체계’를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내 주변 사람들, 나아가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유형역동이라는 도구를 통해 MBTI에 대한 오해를 풀었으면 좋겠다.
또한 이를 통해서 나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타인에 대한 관용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한동안은 MBTI에 대해서 연재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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